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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할망을 기다리는 바다 마을들 (하도리, 세화, 표선의 해신 문화) 제주 사람들은 매년 2월이면 ‘그분’을 기다린다.눈에 보이지 않지만, 바람과 파도, 해류와 안개로 오신다는 분.바다를 지배하는 여신이자, 해녀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수호신.그녀의 이름은 영등할망이다.제주 무속신앙의 핵심 중 하나인 해신 영등할망은 오늘날에도 제주의 동쪽 바닷마을을 중심으로 굿과 제의 속에 살아 숨 쉰다.이 글에서는 영등할망을 중심으로 한 바닷마을들—하도리, 세화, 표선—의 신화와 신앙, 그리고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을 따라가 본다.1. 신의 바람이 제주를 덮을 때 – 영등할망의 전설영등할망은 바다에서 오는 신이다.설화에 따르면, 매년 음력 2월 초가 되면 영등할망이 바람을 타고 제주를 방문해머무는 15일 동안 해산물의 복, 날씨, 해녀들의 물질 운을 결정하고 떠난다고 한다.그녀.. 2025. 4. 26.
설문대할망이 만든 섬들 (제주 오름, 협재, 비양도 이야기) 제주에는 섬을 만들고 산을 세웠다는 전설 속 여신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설문대할망(薛文大孀娘).500명의 아들을 낳고 키운 어머니, 제주를 창조한 거인,그리고 슬프게 바닷속으로 사라진 여신.이 신화는 단지 전설에 머물지 않는다.오늘날 우리가 걷는 오름, 바라보는 바다, 여행하는 섬 곳곳에 그녀의 흔적과 이름이 살아 숨 쉬고 있다.1. 제주를 창조한 여신, 설문대할망의 이야기설문대할망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광범위하게 전해지는 창세 여신이다.신화에 따르면, 그녀는 거인이었고, 치마폭에 흙을 담아 이 섬을 만들었다.제주 곳곳의 오름과 들, 해안의 바위들이 그녀가 흙을 쏟아 만든 흔적이라는 것이다.500명의 아들을 낳고 키우는 동안,그녀는 제주 땅을 일구고 마을을 만들었으며,지치고 고단한 나머지 바다에 몸.. 2025. 4. 26.
사라지는 굿판, 그 현장의 기록 사라지는 굿판, 그 현장의 기록디스크립션: 주제 소개한때 제주도의 마을마다 울려 퍼지던 북소리와 굿창(무속 노래).그 굿판은 단지 신을 부르는 의례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소망이 모이고, 고단한 삶을 위로받는 공동체 치유의 장이었습니다.하지만 최근 들어 제주의 굿판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무속에 대한 사회적 편견, 종교 갈등, 젊은 세대와의 단절로 인해 굿은 점점 기억에서 멀어지는 전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이 글은 사라져가는 제주 굿판의 현실과 그 안에 남은 문화적 가치, 그리고 기록의 필요성을 다룹니다.1. 왜 굿판은 줄어들고 있는가 – 사라지는 공동체 의례제주 무속은 오랫동안 마을의 일상 속에 녹아 있었고, 그 중심에는 당굿, 영등굿, 삼승굿 같은 공동체 굿이 있었습니다.이러한 굿은 단지 종.. 2025. 4. 26.
제주 무속 의식의 예술적 가치 (춤, 음악, 의상) 제주도의 무속 의식은 단순한 신앙 행위나 종교의 틀에 머무르지 않습니다.굿판에서 펼쳐지는 심방의 춤, 굿창의 선율, 북소리의 리듬, 화려한 의상 등은 하나의 종합예술로써 기능하며 제주 고유의 무속 미학을 드러냅니다.이 글에서는 제주 무속에서 나타나는 예술적 표현 요소들을 중심으로, 무속이 단지 전통신앙이 아니라 살아 있는 민속예술임을 살펴봅니다.1. 춤 – 몸짓으로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예술제주 무속 의식의 첫 번째 특징은 ‘춤’입니다.심방은 굿 의식 속에서 다양한 몸짓을 통해 신을 부르고, 신의 뜻을 표현합니다.이 춤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서사와 기원이 담긴 표현예술입니다.제주 굿의 춤사위는 육지와 달리 보다 느리고 부드럽게 흐르는 경우가 많으며, 신마다 그 동작이 달라집니다.예를 들어, 영등할망을.. 2025. 4. 26.
제주에서만 만나는 신과 굿 (12신장, 해신, 해녀굿) 제주도의 무속신앙은 다른 지역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그 중심에는 제주 고유의 신화가 있습니다.설문대할망, 영등할망, 삼승할망 등은 단지 옛이야기에 머무는 신들이 아니라,실제 무속 의례에서 소환되어 사람들의 삶과 공동체 속에 지금도 작동하는 살아 있는 신들입니다.이번 글에서는 이 신화적 존재들이 제주의 무속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계승되어왔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1. 설문대할망 – 제주 대지와 여성의 상징설문대할망은 제주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창조 여신입니다.설화에 따르면 그녀는 치마폭에 흙을 담아 제주 섬과 오름들을 만들었고,자식인 500명의 아들들을 키우다 탈진하여 바닷속으로 빠져 죽었다고 전해집니다.이야기만 보면 신화의 여신이지만, 제주의 무속에서는 단지 이야기 속 존재가 아닌,.. 2025. 4. 25.
제주 무당 ‘심방’ 이야기 (무속인, 계승, 역할) 제주도에서 무당은 일반적으로 ‘심방’이라 불립니다.심방은 단순히 신과 소통하는 매개자에 그치지 않고,제주 공동체의 문화와 역사를 잇는 전통문화의 계승자로서의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이번 글에서는 제주 심방의 정의, 역사적 배경, 굿을 이끄는 역할, 그리고 현대에서의 계승 문제까지 함께 살펴봅니다.1. ‘심방’이란 누구인가 – 제주 무속의 주체‘심방’은 제주도에서 무당을 가리키는 말로,경상도나 전라도의 ‘무당’과는 다르게 구체적인 지역성과 직업성을 가진 용어입니다.심방은 단지 신내림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제주도의 신화(본풀이)와 의례 체계(굿)를 학습하고 전승하는 문화적 실천자입니다.제주에서는 무속을 ‘심방신앙’이라 하며,여성 심방이 많은 육지와 달리 남성 심방(‘남심방’)도 비교적 많음신내림을 받은 후, .. 2025. 4. 25.